브랜드 리뷰

에르메스가 에루샤 중 1등인 이유

sadred 2022. 12. 21.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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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최근 '에루샤'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에르메스와 루이비통 샤넬 등 3대 명품기업을 의미하는 건데요. 이 중에서도 최고의 명품이라고 한다면 에르메스를 뽑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물론 매출은 루이비통과 샤넬이 더 많지만 에르메스는 브랜드에서 내뿜는 힘이 굉장합니다. 왜그럴까요? 지난주에 로랑 도레드 에르메스와치 CEO와 만나 1시간 가량 이야기하면서 에르메스가 가지고 있는 힘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에르메스는 지금으로부터 135년 전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브랜드입니다. 창업자인 티에리 에르메스(Tierry Hermès)는 마구를 만드는 가죽장인이었는데 그의 상품의 귀족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합니다.

 

가족으로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에르메스에게는 한 가지 '가풍'이 있습니다. 하나는 '크래프트맨십(장인정신)'입니다. 에르메스는 한번도 자신을 '럭셔리 기업'이라고 지칭한 적이 없습니다. 대신에 '장인기업'이라고 불리길 원합니다. 장인의 손으로 한땀한땀 핸드백을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내놓는 것이 에르메스의 철학입니다. '에르메스의 가방은 돈이 있다고 해서 아무나 가질 수 없다'는 관념을 사람들에게 심어주죠. 

에르메스

이번에 에르메스와치 CEO와 얘기하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이 바로 이부분입니다. 저는 그에게 "최근 산업 전반에 원자재 공급이 지체되고 있는데 어떻게 대응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도르데 대표는 "품질에서만큼은 절대 타협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공급이 부족하면 고객들이 기다려야 한다"고 하더군요. 품질이야말로 에르메스의 정체성이기 때문에 수요가 늘더라도 공급을 급격하게 늘릴 수 없다는 말입니다. 공급을 무리하게 늘리면 품질이 떨어질테니 말이죠.

 

에르메스가 장인을 중시한다는 것은 직원 수에도 나옵니다. 에르메스 전체 직원 1만7600명 중 장인만 5000여 명입니다. 이런 브랜드 힘을 키우기 위해 에르메스는 얼마나 노력을 했을까요? 에르메스 이름이라면 어떤 상품을 만들어 팔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죠. 에르메스는 장인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매출을 급격하게 늘리지 않습니다. 

 

에르메스는 장인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우면서 샤넬이나 루이비통과 같은 럭셔리 브랜드와 차별화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브랜드 힘이 강력한 기업들은 때로는 소비자들에게 무례하기도 하죠. 이번 인터뷰에서도 그런 감정을 잠깐 느꼈습니다. 제가 "코로나19확산으로 소비형태가 많이 변화했는데 에르메스는 어떤식으로 변화에 대응하고 있나요"라고 물어봤을 때 이야기입니다. 도르데 대표는 웃으면서 "우리가 왜 변해야 하죠?"라고 하더군요. 소비시장이 어떻게 변하든 에르메스 매장 앞에는 줄을 서 상품을 살테니 자신들이 바뀔 필요는 없다는 말입니다.

에르메스와치 로랑 도르데 대표

에르메스가 갖는 브랜드 파워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없습니다. 시중 3대 백화점도 에르메스에 꼼짝 못한다고 합니다. 백화점에서 나간다고 하면 백화점 매출에 어마어마한 타격을 입을테니 말이죠. 최근 럭셔리 산업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관심도 줄지 않고 있습니다. 경기침체가 다가와도 이런 브랜드는 거뜬하게 막아낼 수 있을까요? 총총